2005년 한국시리즈 1차전 (사자 vs 곰)

한국시리즈 '삼성 먼저 웃었다'


대타 출전 김재걸 역전 2루타…두산 5-2 제압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의 첫 판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삼성은 15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2005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에서 대타로 투입된 김재걸이 역전 2루타와 쐐기 2루타를 잇따라 터뜨려 두산 베어스를 5-2로 제압했다.
이로써 '가을 잔치'의 첫 판을 이겨 유리한 고지에 오른 삼성은 지난 2002년 이후 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지난 해까지 22차례 벌어진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은 이긴 팀은 18번이나 정상에올라 우승 확률 81.8%에 이른다.
삼성은 지난 달 28일 이후 17일만에 경기에 나서 실전 감각이 무뎌질 것으로 우려됐지만 이날 공격과 마운드에서 모두 두산을 압도했다.
플레이오프를 3연승으로 통과한 두산은 1회초 1사 뒤 임재철과 문희성의 연속안타와 삼성 좌익수 심정수의 실책으로 만든 2,3루의 찬스에서 김동주가 내야땅볼, 홍성흔은 적시타를 날려 2-0으로 앞섰다.
그러나 3회 몸맞는 공 2개로 1사 2,3루의 찬스를 잡은 삼성은 조동찬의 내야안타로 1점을 만회했고 5회에는 진갑용이 중전안타, 김종훈은 우월 2루타를 날려 무사2,3루를 만든 뒤 다시 조동찬이 2루 땅볼로 주자를 불러들여 2-2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1사 3루에서 타석에 나선 박종호는 볼카운트 1-2에서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으나 투구에 왼손 집게손가락을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해 가을에도 허벅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박종호가 다시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손가락을 다쳐 삼성 벤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던 순간.
그러나 `새옹지마'였을까.
볼카운트 2-2에서 엉겹결에 대타로 나선 김재걸은 침착하게 볼을 하나 골라낸뒤 다니엘 리오스의 6구째를 통타, 우측 펜스를 직접 맞히는 2루타를 터뜨려 3-2로전세를 뒤집었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7회에는 선두타자 조동찬이 우전안타에 이어 김재걸이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려 4-2로 달아났고 계속된 1사 1,3루에서 김한수가 2루 땅볼로 1점을 보태 5-2로 점수 차를 벌리며 승부를 갈랐다.
선동열 감독이 깜짝 선발로 내세웠던 팀 하리칼라는 5이닝을 4안타 2실점으로막아 승리투수가 됐고 삼성이 자랑하는 특급 불펜 권오준과 오승환은 각각 2이닝을무실점으로 막아 팀 승리를 지켰다.
7회 타점을 추가한 베테랑 김한수는 포스트시즌 통산 34타점으로 한대화와 최다타점 타이가 됐고 지난 해 한국시리즈부터 10경기 연속 안타를 치는 등 포스트시즌에서 26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해 신기록도 세웠다.
반면 김경문 감독이 믿었던 리오스는 6이닝 동안 6안타로 3실점해 패전투수가됐다.
2차전은 16일 오후 2시 대구구장에서 열리며 삼성은 배영수 두산은 랜들을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대구=연합뉴스) 천병혁 심재훈 장현구 기자


간단(하고 싶었던) 1차전 관전기..

이래저래 겹치다 보니 도저히 못 가게 되어서 아쉽게 되었네요..
집에서 TV로 본거라 관전기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끄럽지만 적어봅니다 : )
-- 예전에 기자들은 항상 발로 뛰었었죠.. 헌데 언제부턴가 종종 보면 TV를 보고 적은게 아닌가 싶은 기사를 보게 되고 들리는 얘기로 그런 경우도 꽤 있다고 하고..
요즘은 컴퓨터앞에서 경기를 보고 기사를 쓰죠..
종종 있지도 않은 특파원이 나오고..
물론 우리 아마추어들은 상관없지만 그거로 먹고사는 프로들은 역시 관전기를 쓸때는 야구장에 가서 직접 보는 정도는 기본적인 예의가 아닐까 합니다 --


1. 하리칼라 : 리오스
 
하리칼라는 시즌중에도 평균소화이닝이 5이닝이 안되고 100개를 던진적이 없는 투수입니다.. (3.71이라는 양호한 방어율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죠..)
그에 비해 리오스는 이닝을 들이마시죠..
 
당연히 하리칼라는 정말 노히트급의 피칭이 아니라면 5~6이닝까지일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리오스는 가능한한 오래 갈거라고 생각했구요..
오늘 하리칼라의 공은 그렇게 좋지는 않았습니다..
직구제구는 한 4개중에 한개정도만 되면서 공이 전반적으로 높았는데도 불구하고 두산타자들이 잘 쳐내지를 못하더군요..
 
그에 비해 리오스는 초반에 공이 상당히 좋아보였으나..
몸쪽으로 들어오는 데 당황했는지 흔들리고 말았죠..
예전 어디서 봤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예전 메이저리그의 투수가 이런 말을 했던거 같습니다..
 
'그 바깥쪽 반은 내가 너에게 주마.. 허나 안쪽 반은 무조건 나의 영역이다.. 들어오려면 죽음을 각오해라'
 
물론 그러면 안되겠지만..
저런 공략법에 대한 가장 간단한 해결책은 '머리에 맞추더라도 좋다' 라는 느낌으로 상대방에게 위협구를 던져서 몸쪽공에 대한 공포감을 되살려낸 후에 다시 '안쪽 반'을 활용하는 거죠..
사람이라면..
자신의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140대 후반의 직구를 맞이하면 생명의 위협을 느낍니다..
그건 본능이기 때문에 이후 자신의 머리로는 안으로 붙으라고 말해도 몸은 도망가죠..
물론 최소로 최대의 효과를 보려면 타석의 타자 이외의 상대까지도 공포감을 느낄 정도의 공을 딱 한개정도 던져주는게 좋겠죠..
 
하지만 리오스도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방법은 쓰지 않았고..
심정수도 움찔하긴 했지만 굴하지는 않았죠..
 
다음 등판때 리오스의 대응이 궁금해지는군요..
 
 
2. 투수교체 타이밍..
 
사실..
전 투수교체 타이밍에 있어서는 딱히 말을 하지를 않습니다..
그날 그날 투수의 컨디션은 미묘하게 다르게 마련이고 그 미묘한 차이를 가장 잘 체크할 수 있는 것은 경기장안에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대체로는 '결과가 좋으면 좋은거다' 를 기본으로 말도 안되는 무리수만 두지 않는다면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예전 김성근감독이 LG에 있을 때..
이동현의 포크볼이 떨어지는 각도가 어느정도 이하가 되면 교체를 해주었다는 얘기를 했는데.. (이러한 아날로그적인 면과 투구수에 관한 각종 피안타율 및 성적을 함께 활용하는게 데이터 야구죠..) 그런 부분은 포수의 육성과 관련되는 부분이기도 하죠..
오늘은 30개를 던져도 공이 좋을지 몰라도.. 모레는 1개를 던져도 안되겠다 싶을 수도 있는거죠..
 
오늘 하리칼라의 공은 그다지 좋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1회 그 두개의 안타는 유격수 머리를 넘어가면 안되는 공이죠.. (아니 그 이전에 하리칼라 스타일이면 그게 그렇게 떠서 날아가도록 던지면 안되죠..)
 
또한 피칭후 회복의 기간도 개인차가 있을겁니다..
 
어쨌든 하리칼라는 일찍 강판되었고..
권오준 2이닝, 오승환 2이닝을 소화하며 이겼는데..
앞으로 거의 접전의 연속이라고 본다면 두명에게 부하가 많이 걸릴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얼마나 안지만, 박석진등을 활용하느냐가 운용의 요점이겠죠..
 
나름대로 오랬만에 던지는 두명의 핵심투수의 컨디션 조절을 염두에 둔 2이닝 피칭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리오스는 100개를 넘기고 내려갔지만 이후 올라온 핵심투수들의 성적이 좋지 않았고..
역시 정재훈에의 우려를 가지고 있는 두산으로서는 불펜 운용진에 조금 걱정이 생기는 성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3. 박종호의 부상
 
작은 변수일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그가 컨디션이 영 꽝이어서 별 전력업이 안된다면)
사실..
삼성라이온스라는 팀의 타선에 있어서 그의 존재와 역할은 상당히 큽니다.. (마치 뭔가 거칠고 끊어지는 느낌의 한화타격에 조원우가 들어가서 한 역할같이..)
 
작년에도..
실마리가 없을 것 같은 투수전과 조용준을 보면서 '박종호가 있었다면' 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었는데..
굉장히 삼성라이온스로서는 안타까운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행히 김재걸이 너무 잘 해줘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뭐 삼성라이온스의 우승, 혹은 준우승과는 별개로 박종호라는 개인에게는 진심으로 위로를 하고 싶습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4. 수비의 중요성..
 
뭐 이렇게 팽팽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목숨건 단기전에서의 수비의 중요성은 아마 제가 한번더 말하면 100번은 되겠죠? : )
 
오늘 양 팀의 수비는 대체적으로 호수비와 깔끔함으로 말할 수 있었지만 초반 실점시 심정수의 수비와 안경현의 수비는 아쉬움을 남겼죠..
역시..
심정수는 현재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 일단 어깨가 안 좋기 때문에 송구가 안됩니다.. (그거 3루로 던졌어도 아웃시킬 수 있었을까 싶을정도로..)
하지만 더 문제는..
늦은 스타트와 느린 발입니다..
 
그 광활한 잠실의 외야한쪽 구석을 맡아 몇년을 보내면서도 좋은 수비수로는 꼽혀도 구멍이라는 얘기는 안 들었던 그가..
귤나무가 바다를 건너가면 탱자나무가 된다더니..
그가 서있는 대구구장의 좌측 외야는 더없이 넓어 보입니다..
왠지 우익수와 좌익수의 느낌의 차이로 인한게 아닐까 생각도 해보지만 그래도 프로외야수라는 선수인데 우측에서 좌측으로 온것 뿐인데 그렇게 될리는 없고..
역시 예전보다 순발력이 떨어졌고.. 살이 붙어서 주력이 떨어졌다는 가설이 설득력이 있을겁니다..
 
뭐..
좋습니다..
다만 이제 모두가 긴장하는 한국시리즈이니 실수는 하더라도 시즌중 종종 보였던 허술한 플레이는 없기를 바랍니다..
 
뭐 안경현의 수비실수는..
타구자체가 좀 빠르면서 바운드가 어렵기도 했지만..
역시 강명구가 샤샤샤샥 하면서 달려가고 있다는 압박감이 작용했을 겁니다.. (더블플레이가 안나오면 실점이니까..)
 
그 외에..
손시헌의 홈송구, 더블플레이 연결이나..
박진만이 정말 멋지면서 아름다웠던 다이빙 캐취 후의 더블플레이 연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멋지지만 승부의 흐름을 움직이는 중요한 플레이였다는 점이 더더욱 극적으로 다가오는군요..
 
조동찬도 나름대로 안정적으로 잘 했어요..
참 잘했어요~ 꽝!
 
앞으로도 양 팀은 수비에 있어서는 딱히 문제가 있을거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다만 잠실구장에서 할때는 심정수 외야에 대해서 심각히 고려해봐야겠죠..)
 
 
5. 독특한 작전..
 
삼성이 첫 득점 하던 상황에서의 김종훈 타석의 작전은 상당히 독특했죠..
1구 희생 번트 - 2구 버스터 - 3구 희생 번트 - 4구 버스터 - 5구 버스터 - 6구 희생번트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희생번트나 버스터나 스트라익을 상대로 하는 작전이지만..
특히 버스터는 상대가 스트라익을 던져주는게 상당히 중요하죠..
 
버스터가 그냥 희생번트의 확률을 높여주기 위한 전시용이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는 굉장히 위험한 방법이기도 한데..
불펜에 자신이 있는 팀의 감독이 2:0 무사 1,2루에서 버스터를 거는건 상당히 과감한 거죠..
 
결국..
희생번트 타이밍에도 상대 수비수는 충분한 전진수비를 펼치지 못했고..
2-3 풀카운트에서 과감한 번트를 3루쪽으로 잘 굴려주면서 초반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죠..
아마..
조금만 공이 느렸으면 1루에서 세잎이 될 정도로 잘 굴려줬었죠..
 
글쎄요..
뭐 박종호나 김종훈이니까 가능한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버스터가 실패하고 희생번트로 연결되어서 참 다행이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저라면 쓰리번트는 안 댔겠지만..
 
2:1로 앞선 두산의 공격에서 홍성흔이 몸에 맞고 나간 무사 1루에서 안경현에게 김경문감독은 강공을 지시하죠..
허나 결과는 아시다시피 깨끗한 병살타..
6번타자 안경현에게는 원래 번트를 안대는게 정석이긴 합니다..
뭐 보는 시각에 따라서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한 부분일 수도 있지만..
저기는 역시 번트를 안 대는게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6. 내일의 배영수..
 
사실..
..
..
삼성의 에이스는 배영수죠.. (퍽퍽)
최근 등판에서의 기록이 말해주듯..
그의 상태는 정상이 아닙니다..
 
잘못하면 내년에 그를 보지 못할 수도 있겠죠..
작년에..
빗속에서 권혁과 권오준을 보면서 우리가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것을 오히려 후회했듯이..
훗날에..
2005년을 돌이켜 씁쓸한 웃음을 짓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물론..
지금 우리의 에이스 배영수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밖에 없고..
팬들이 해줄수 있는 것 역시 하나밖에 없겠죠..
 
최선을 다하되 절대로 자신의 몸을 속이고 무리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그 외에도..
생각보다 많았던 찬스에서 제대로 득점을 못했던 삼성의 타선이 기억이 나고..
양준혁의 깔끔했던 우전안타와.. 그 다음타석에서의 욕심부린 타격이 기억이 나는군요..
 
오승환은 앞으로 더 좋아질거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오늘 첫 경기에서는 그야말로 퍼펙트했어야 하는데라는 아쉬움은 조금 남겼습니다..
 
 
사실 간단하게 쓰고 싶었는데..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이번 우승축포는 잠실에서 쐈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역시 홈에서 하는게 더 멋지겠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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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파울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