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아웃'으로 본 감독 스타일-김응룡 최고 화제 
 
[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은 올 시즌부터 경기가 있는 날 ‘덕아웃’ 코너를 하루도 빠짐없이 게재해왔다. 당시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감독의 말투까지 그대로 실었다. 이제 팬들은 물론이고 감독·코치·선수들도 ‘오늘은 어느 감독이 무슨 말을 했을까’ 궁금해하며 가장 먼저 챙겨보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인기 코너가 됐다. ‘덕아웃’을 보면 감독의 성격과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삼성 김응룡 감독
전반기 최고의 화제인물이 됐다. 그의 말은 때로는 직설적이고 때로는 역설적이다. 익살스러울 때도 있고 퉁명스럽기도 하다. 승패에 따라 감정변화가 심하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김응룡 어록’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그가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는 말들이다. 감정의 여과없이 거침없이 말을 쏟아낸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한 게임 도둑 맞았다. 하프스윙도 아니고 배트가 완전히 돌았다. 동네 심판도 볼 수 있는 것인데 오심 할 것을 해야 하지 않는가. 그런 심판과 경기하는 우리 선수들이 불쌍하다.(4월 6일 광주 기아전에서 3-2로 앞선 9회말 선두타자 이종범의 배트가 볼카운트 2-2에서 돌아갔는데 심판이 보지 못해 역전패했다며)
●박종호는 사생활이 다른 선수들의 모범이 될 만큼 성실해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나를 닮았나 보다.(4월 13일 대구 LG전에서 박종호가 32연속경기안타로 신기록을 세우자)
●서승화는 선수도 아냐. 완전히 거리의 깡패지.(5월 14일 잠실 LG전에서 서승화가 김재걸에게 빈볼을 던진 데 대해)
●1회 박한이의 주루사가 패인이다. 스탠드에 애인이 찾아왔는지 야구에는 집중을 안하고 왜 스탠드를 쳐다보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6월 10일 대구 기아전에서 박한이가 1회 투수 견제사를 당한 것을 두고)
●감독이 잘해서 이긴 거야. 정말이야. 저쪽은 1회 볼넷 2개 내줬다고 선발투수를 바꿨잖아. 나는 만루홈런을 맞고서도 바꾸지 않아 이겼어.(6월 24일 대구 한화전에서 이긴 뒤)
 
◇롯데 양상문 감독
톡톡 튀는 말을 자주 했다. 항상 롯데 팬들을 위해 한마디를 덧붙인다. 시즌 초에는 석사 출신답게 논리정연하거나 철학적인 말들도 많았지만 성적이 계속 떨어지자 속마음을 숨김 없이 털어놓기도 했다.
●우리는 2% 부족하지만 부족함을 메울 수 있는 우리만의 힘이 있다.(4월 7일 두산과의 홈 개막전에서 4-0으로 승리한 뒤)
●우리가 이렇게 멋진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부산팬들의 응원 덕분이다.(5월 20일 사직 현대전에서 3-0으로 완봉승을 거둔 뒤)
●비가 그치는 분위기였는데 왜 콜드게임을 선언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5-0으로 지고 있다고 우리가 뒤집을 힘이 없어 보이나. 꼴찌라고 무시하는 건가.(6월 21일 잠실 LG전에서 6회 강우콜드게임을 당한 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반드시 보복할 것이다.(7월 1일 대전 한화전에서 9회초 5점 차로 앞선 상황에서 희생번트를 댄 뒤 한화에서 고의성 짙은 사구가 나온 데다 한화 이정훈 코치가 9회말 시작 전 포수 최기문에게 “그런 식으로 야구하지 말라”고 경고하자 분기탱천하며)
 
◇한화 유승안 감독
이것저것 많은 얘기를 한다. 경기에 지는 날에는 화를 억누르는 기색이 역력하지만 어쨌든 쓴웃음이라도 지으려고 한다.
●보지 않았느냐. 송진우만의 독특한 좌우 스트라이크존을 인정하지 않으면 시속 137㎞짜리 투수가 가운데로만 볼을 던지란 말이냐.(4월 28일 대전 두산전에서 5-0으로 완봉패한 뒤)
 
◇LG 이순철 감독
표정도 솔직하고 말도 솔직하다. ‘덕아웃’을 이용해 일부러 특정선수를 자극시키기 위한 말도 많이 한다. 그런 다음날에는 또 그 선수를 칭찬하기도 한다.
●8연전 내내 피를 말리는 게임을 해 죽을 지경이다.(4월 11일 잠실 롯데전에서 5-4로 이긴 뒤. 올 시즌 개막 후 쉬는 날 없이 8연전을 해 초보감독으로서 힘들다며)
 
◇현대 김재박 감독
항상 “할 말이 뭐 있어. 야구가 그렇지 뭐”라는 말부터 꺼낸다. 이기거나 지거나 감정 기복이나 말투에 변화가 없다.
●쇠똥이 지독하네. 마일영이 2군에 갔다오더니 완전히 딴 사람이 됐다.(5월 6일 대구 삼성전에서 2군에서 올라온 마일영이 뜻밖에 10이닝 1안타 완봉승을 거두자. 현대의 2군 훈련장인 경기도 원당구장은 인근에 대규모 젖소목장이 있어 2군선수들은 지독한 쇠똥냄새를 맡을 수밖에 없다며)
 
◇기아 김성한 감독
평상시에는 재미있는 말을 많이 하는 감독이지만 경기 후 인터뷰는 대부분 경기에 대한 냉정한 분석 얘기다. 가끔씩 열혈남아가 된다.
●컨트롤이 되지 않으면 얘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컨트롤이 잡히지 않으니까 살살 던지고, 그러다가 큰 것 한방 얻어맞고….(4월 5일 선발 강철민이 잠실 두산전에서 1.1이닝 동안 5실점하고 내려간 데 대해)
 
◇두산 김경문 감독
아무리 결정적인 실수를 한 선수가 있더라도 선수를 탓하기보다는 자신을 질책한다. 재미있는 말과는 거리가 멀지만 긍정적이다.
●내가 잘못해서 졌다.(4월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8-7로 아깝게 패한 뒤)
 
◇SK 조범현 감독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말을 많이 한다. 차분하지만 경기에 지는 날에는 말이 거의 없다.
●많은 사람이 엄정욱의 투구에 놀랐겠지만 이것이 엄정욱의 실력이다.(6월 2일 엄정욱이 8.1이닝 10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한 데 대해)
 
 
이재국기자 key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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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2004년도 글일듯 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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